[2017 한국스포츠 희망을 찾아서⑤] 스포츠산업 불모지에 ‘희망의 씨앗’ 뿌린 스포티즌



남의 일을 대신 해주는 ‘대행업’(Agent)으로는 성장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자신만의 자산 및 플랫폼 구축에 나선 스포츠비즈니스 컴퍼니가 있다. 스포츠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두려움 없는 개척정신으로 세계 벽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곳, 2000년 설립된 스포티즌이다.

스포티즌은 2015년 엄청난 모험을 시작했다. 지식 기반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한국에서 대행업으로 크게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심 대표는 “‘을’ 비즈니스를 10년 넘게 했다”며 “피, 눈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자산을 만들어 가치를 키워야만 했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한 게 벨기에 프로축구단 인수다. 스포티즌은 2014년 벨기에 2부리그 투비즈를 약 40억원에 샀다. 축구는 전 세계 곳곳에서 하는 종목. 비즈니스도 세계 각국과 얽혀 있다. 당시 스포티즌이 세운 3가지 방향점은 △큰 소득이 기대되는 분야로 포트폴리오 확장 △로컬과 글로벌을 넘나드는 플랫폼 구축 △자신만의 자산으로 성장 가능성이었다. 거기에 모두 부합하는 게 축구단 인수였다.

매년 운영비로 4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래도 희망이 점점 가시화되면서 힘을 얻고 있다. 벨기에 프로축구는 2년 전 프로리그를 24개 정예구단으로 꾸리기로 결정했다. 1부 디비전A 16개, 1부 디비전B 8개다. 스포티즌이 투비즈를 인수할 당시 17개로 구성된 디비전B가 8개로 축소됐고 투비즈는 살아남았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또 투비즈는 2015년 23세 이하 중국대표팀 수비수 양팅을 이적료 150만달러에 중국 프로축구단에 팔았다. 심 대표는 “지난 2월 AS모나코가 디비전B 서클 브뤼헤를 800만달러에 샀다”며 “투비즈 가치도 두 배 이상 뛴 셈”이라고 말했다.

투비즈는 좋은 ‘밭’인 동시에 ‘무대’다. 유망주를 잘 키워 빅리그 구단에 자주 선보이면 이적 사업으로 재미를 볼 수 있는 구조다. 벨기에 프로축구는 출전 명단 18명 중 6명만 벨기에 유스시스템 출신 선수로 구성하면 된다. 그 외 선수들은 모두 다른 국적으로 채워도 된다. 투비즈 1군 선수단 24명 중 벨기에 국적은 7명뿐. 그 외 르완다, 프랑스, 나이지리아, 모로코, 세네갈, 크로아티아, 브라질 등 다양하다. 한국 선수로는 하승준(천안제일고), 오장원(중동고), 이재건(송호대)이 뛰고 있고 2군 감독은 김은중이다.

디비전 A 상위권 팀들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컵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빅리그 구단에게 유망주를 선보일 기회가 넉넉한 셈이다. 심 대표는 “한국 유망주를 투비즈로 데려가 성장시킨 뒤 유럽 빅리그, 중국, 중동뿐만 아니라 최소한 벨기에 상위리그로 팔아도 성공”이라며 “한국, 중국 몇 개 구단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단기적으로 돈을 벌려면 구단을 팔면 되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며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축구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도록 구단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스포티즌은 지난해 10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서울 역삼동에 직업 선수 전문 트레이닝 센터 ‘엑시온’의 문을 열었다. 외국 선수들이 정확한 자기 측정에 이은 맞춤형 트레이닝을 받는 것을 보고 시작한 비즈니스다. 미국에서 25년 넘게 프로선수 트레이닝 법을 연구하면서 칼 립켄 주니어, 짐 애보트(이상 미국프로야구), 빈스 카터(미국프로농구) 등을 성공적으로 훈련시킨 ‘애슬릭 리퍼블릭’, 역도 선수 출신으로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운동과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홍정기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 의학적 검사와 치료를 전담하는 세브란스 병원 등 3자가 힘을 모았다. 심 대표는 “선수마다, 종목마다 자기 신체적 특징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특화된 훈련을 해야 한다”며 “세계적인 선수가 많이 나와야 스포츠와 산업 모두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육상 김국영, 배구 김요한, 여자 농구 박지수, 축구 김진수, 테니스 권순우·정윤성·정현 등 300여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심 대표는 “여자높이뛰기 선수 노주혜(논산시청)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엑시온에서 한 달 여 훈련한 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말했다. 엑시온 이용료는 1회 한 시간 반 기준으로 18만원이다. 심 대표는 “조만간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시작한다”며 “정확한 목표를 갖고 운동에 매진하는 일반인만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침없는 도전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스포티즌은 지난달 격투기 대회 ‘ICX(International Championship X-treme fighting)’를 런칭했다. 한국, 중국,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격투기를 한데 묶는 대회다. 서구식 격투기 대회는 레슬링과 주짓수 등 그라운드 기술이 주를 이루는 데다 체구가 작은 아시아선수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 심 대표는 “한국 태권도, 중국 우슈, 일본 가라테, 태국 무에타이는 기본적으로 입식 타격 기술”이라며 “격투기 시장이 커가는 아시아를 하나로 묶은 뒤 유럽, 북미와 대항전을 치르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ICX 쇼 케이스는 지난달 진행됐고 런칭 대회가 오는 5월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이 세가지 도전은 지금은 돈을 쓰는 사업이다. 그래도 스포티즌은 희망을 찾고는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심 대표는 “투자사 등 4곳이 컨소시엄 형태로 세 가지 사업에 총 90억원을 투자했다”며 “우리가 그린 그림이 제3자에게 설득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 선수를 세계적인 선수를 키우기 위한 선수 펀드를 만들고 싶다”며 “이제 선수는 부모의 능력이 아니라 자본의 힘이 있어야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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